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칙센트미하이의 이름을 많이 들어봤다. '몰입'이라는 개념을 역설한 심리학자이자 세계적인 석학이다. 대학 교수의 글은 재미없다는 편견이 있지만, 명성 높은 '몰입 이론'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걱정과 달리 내용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글의 흐름이 매우 논리 정연해서 잘 써진 논문을 읽는 것 같다. 작가의 인사이트가 인상적이었고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심리적 엔트로피
우리의 심리를 엔트로피(무질서도)에 빗대어 표현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자연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즉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의 심리 역시 가만히 두면 엔트로피가 증가하여 슬픔, 두려움, 지루함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이 생긴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만 주어졌을 때는 몰입과는 정반대의 현상인 심리적 혼돈과 무기력 상태로 들어간다. 반면 행복, 과단성, 민첩성 같은 바람직한 감정은 '심리적 반(反) 엔트로피', 즉 질서가 유지된 상태이다. 반엔트로피 상태를 만드는 것은 의도, 목표, 동기 부여이다. 내적 동기(하고 싶은 것)든 외적 동기(해야 하는 것)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에너지를 집중시킬 때 질서가 생긴다. 이 질서를 오랜 기간 유지하면 한 사람의 개성이 된다.
몰입
몰입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피아니스트, 외과의사, 바둑기사 등이 느끼는 무아경(無我境)이다.
몰입할 가능성이 높은 때는 다음과 같다.
- 명확한 목표와 규칙이 있을 때
- 피드백의 효과가 빨리 나타날 때, 즉 활동 결과가 바로 나타날 때
- 과제와 실력이 균형을 이룰 때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몰입이다. 몰입에 뒤따라 오는 행복감은 우리를 더 성숙시키고 삶의 질을 올린다.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행복감뿐만 아니라 행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가도 있다.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우리가 매일 하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어떤 활동, 어떤 장소, 어떤 시간, 어떤 사람 옆에서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를 포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내는 일이다.
시간을 활용하는 법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우리의 시간을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 돈벌이 해당하는 생산 활동
- 집안일에 해당하는 유지 활동
- 나머지 시간인 여가 활동
여가 활동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뉜다.
- 대중 매체
- 담소
- 능동적인 취미 활동
여가 시간이 많아진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이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대중 매체는 시청자를 성숙시키기보다는 자극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자아 개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는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욕구가 대부분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의 여가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여가를 대하는 자세
아이러니하게도, 여가를 즐기는 것은 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근무 시간 때와 같은 목표와 규율이 없어서, 심리적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이런 불안을 의식에서 지워주는 자극에 더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동적 여가인 TV시청이나 도박, 섹스에 빠지게 된다.
운동, 명상, 취미 등을 포함한 능동적 여가활동은 수동적 여가활동보다 더 큰 몰입과 행복감을 준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 어느 정도 집중력을 쏟아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하기 쉽지 않다. 능동적 여가활동으로 여가 시간을 채우려면, 일을 할 때처럼 창조력을 발휘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자기목적성
그 일 자체가 좋아서 할 때, 그 일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때를 자기목적적이라고 한다. 놀이 자체가 좋아서 두는 체스는 자기목적적이지만, 돈내기를 위한 체스에는 외부적 목적성이 있다. 자기목적성을 갖는 사람은 능동적 여가를 더 많이 보내고,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졌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더라고 정신을 집중하여 처리하고, 그 활동 자체를 즐기자.
의심스러울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태어난 세상이 우리가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라고 가정하고, 그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복이 굴러 들어올 수도 있고, 불우한 환경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복을 걷어차버리기도 하고,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기도 한다. 인생을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주도적으로 현실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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