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망생이던 고등학교 시절, 나는 저자의 전작인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의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병원과 의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터라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흥미로움과 기대감이 있었다. 이제 의사가 되어 병원 생활을 겪고 나서 저자의 후속작을 읽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저자가 나와 같은 외과의사라서 더 몰입이 되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지금은 잠시 병원을 떠나 있지만 저자의 경험과 생각들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의업에 일하는 사람에게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실함, 올바름과 새로움이다. 의사는 작은 것도 놓치지 않도록 근면성실해야 하고, 윤리적으로 올바름을 추구해야 되며,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의료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장 성실함에서는 제멜바이스의 손위생, WHO의 소아마비 소탕작전, 군의관이 전투 부상자의 사망률을 줄인 이야기를 근거로 든다. 2장 올바름에서는 여성환자 진찰 시 샤프롱이 동반해야 하는지, 의료소송에서 환자 측의 불리함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사의 연봉은 어떻게 정할지, 사형수의 집행과정에 참여해도 되는지, 환자의 존엄성 있는 죽음을 위해 연명의료는 어느 선까지 사용할지에 대한 쟁점을 다룬다. 3장 새로움에서는 산모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 낭성 섬유증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 인도의 의료 낙후지역에 맞게끔 변하는 진료 과정을 소개한다. 의사로서 고민해 볼 만한 내용들이었다.
마지막엔 '긍정적 일탈자'가 되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즉흥적인 질문을 던져라. 환자나 동료에게 예상을 깨는 질문을 해라.
2. 투덜대지 말라.
3. 수를 세라.
4. 글을 쓰라. 활자화된 언어는 그 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 그리고 사회에 뜻있는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의 선포다.
5. 변화하라.
나는 지금 의사로서 평생 진료하며 살지 고민하는 시기에 있다. 왜냐하면 의사에게 진료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다양한 길이 열려있고, 현재는 그 길들을 탐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임상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환자를 직접 대하며 얻는 보람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임상을 떠나 있을 때에도 인류애를 가지고, 저자가 말한 3가지 덕목(성실함, 올바름, 새로움)을 발전시켜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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