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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코바늘 뜨개질 입문 3일차 왕초보가 알려주는 티코스터/컵받침 코바늘 뜨기 후기, 이것만 알고 시작하자

by dailymemo 2026. 2. 1.
왜 하필 뜨개질?

 

저는 외과의사입니다. 2년 전 병원을 나온 후로 한동안 수술방에 들어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이 점점 굳는 느낌이더군요. 그래도 병원 있을 때 손기술 있다는 얘기도 나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참 더 배워야 할 시기에 놀고 있다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손을 놀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하기도 해서,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에 새해에는 수공예 취미를 가져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공예 취미 중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것이 뜨개질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십자수에 한동안 빠져있던 기억도 있고, 직업 상 실로 매듭짓는 것에 친숙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실로는 혈관만 묶어봤지 뜨개질은 생전 처음입니다. 뜨개질 종류도 2가지 더군요. 코바늘과 대바늘이 있고 그 안에서도 세부분류가 있습니다. 일단 저는 왕초보니까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AI가 알려주길 코바늘이 대바늘보다 초보에게 더 적합하다더군요. 그래서 일단 다이소에 가서 코바늘과 실을 샀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추천해 주는 초보용 코바늘 뜨개질부터 시작했습니다. 제일 만만한 것이 티코스터 만들기입니다.
첫 티코스터는 영상을 보면서 따라 만들었지만 거의 창작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코'가 뭘 말하는 건지, 기둥이 어디 있다는 건지 의문 투성이었습니다. 사슬뜨기, 한길긴뜨기, 빼뜨기? 영상 속 작업자는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었지만,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손 한 번 휘리릭 하더니 매듭이 지어지는 마법 같았습니다. 의대 실습학생 때 신장이식 수술에 들어가서 보았던 교수님의 tie가 생각나더군요. 손을 한 번 돌리니 매듭이 지어지는 게 너무 신기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코바늘이 뭐야?

 

코바늘은 바늘 끝이 코처럼 뭉툭해서 그렇게 불린답니다.

편물을 짤 때에도 '코'가 등장하는데 이때 '코'는 실의 모양을 말하는 겁니다. 징징이의 코처럼 생겼습니다.

코 안에 코가 계속 연결이 되면서 한 줄을 만들어요. 위에서 보면 정말 징징이코가 계속 연결돼 있는 모양이죠.

징징이 코가 줄줄이 연결됩니다.

코를 뜬다는 건 저기 구멍으로 바늘을 넣어서 말 그대로 저 징징이코에 실을 걸어주는 겁니다.

코 뜨는 위치

 

처음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게 당연한데, 일단 해보세요^^

 

준비물

 

우선 처음 시작하는 거니까 다이소에 가서 가장 저렴하고 부담 없이 준비합니다.

3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1.

2. 코바늘

3. 돗바늘

각각 천 원씩이니까 총 3천 원입니다. 3천 원으로 시작하는 취미라니 아주 가성비 좋죠.

실 종류도 참 많은데 그중에 저는 '코튼케이크 뜨개실'을 썼습니다. 

코바늘은 가장 얇은 바늘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데?


어찌 됐든 첫 작품은 그냥 연습이라 생각하고 일단 무작정 해보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코스터를 3개쯤 만들다 보니까 첫 번째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냥 많이 할수록 장땡입니다. 

 

뜨는 방법은 일단 이 세 가지만 알면 됩니다.
 
1. 사슬뜨기 : 가장 기본 기술로, 고리를 만들어 줄 때 사용합니다.
2. 한길긴뜨기 : 가장 많이 쓰는 기술로, 기둥을 만들어 면을 채워주는 용도로 씁니다.
3. 빼뜨기 : 한길긴뜨기를 쭉 뜬 다음 양 끝을 이어 줄 때 씁니다. 코 찾는 걸로 애먹었는데 작품 하나 완성하니 감이 잡히더라고요.
 
기술이 나올 때마다 수 십 번씩 따라 했다가 다시 풀기를 반복하니까 어느 정도 손에 익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사슬뜨기와 한길긴뜨기를 연습하면 대충 작품 하나 할 수 있는 실력은 됩니다.

처음엔 저 티코스터 하나 만드는데만 3시간이 걸렸는데, 이젠 2시간으로 줄었어요. 장족의 발전입니다. 참고로 숙련자는 10~20분 만에 만든다고 하네요.

첫 작품
두 번째 작품


그렇게 해서 만든 첫 작품은 사무실 책상에 텀블러 올려놓는 자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텀블러 내려놓을 때 소리도 안 나고 느낌도 좋아서 잘 쓰고 있습니다.

 

 

뜨개질을 해본 소감


수술과 뜨개질에는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1. 고수일수록 힘을 뺀다.

텐션을 주는 타이밍과 세기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저는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네요. 하나를 다 뜨고 나면 팔이 저립니다. 유튜브 영상 속 고수 분들은 힘을 전혀 들이지 않고 빠르게 하는데 저는 아직 갈 길이 머네요.

2. 왼손이 중요하다.

수술에서도 가위나 칼은 오른손으로 들지만, 왼손이 조직을 잘 당겨주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코바늘을 쥐고 있는 손은 오른손이지만, 왼손이 실을 잘 당겨줘야 뜨개질이 쉽습니다.
3. 무언가 걸리거나 힘이 들어간다면 일단 멈추고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라.

조금이라도 실이 걸리는 느낌이 난다면, 잘못 진행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힘을 써서 억지로 당기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조금 귀찮고 아깝더라도, 잘못된 것은 없는지 확인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도움 받은 영상들


https://www.youtube.com/watch?v=z3zDrGFxhvg

 
https://www.youtube.com/watch?v=NWiDubFDIrU

 
 
https://www.youtube.com/watch?v=aUmJeybUvJ0

마치며 

 

이제 막 입문한 상태라 하루하루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은 티코스터 수준이지만, 어떤 것까지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옷, 가방, 신발 등 만들 수 있는 것도 무궁무진하더군요. 매듭 종류 많고 배울 것이 많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야 되는 건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만큼 해봐야겠습니다.

 

이제 다음 작품으로 담요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더 화려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더라고요. 손목 안 다치게 천천히 느긋하게 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