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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요약] 흄의 생애와 사상

by dailymemo 2025. 5. 28.

데이비드 흄

 

'철학자가 되어라. 그러나 철학 가운데서도 여전히 인간이어라'

데이비드 흄의 철학적 신념을 잘 표현한 문장이라 할 수 있다. 흄은 18세기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경험론자이자 회의주의자로, 인간 인식의 한계를 탐구하고 도덕과 윤리의 본질에 대한 독창적인 입장을 제시한 철학자다. 그의 사상은 후에 현대 철학, 특히 칸트의 철학적 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생애

 

데이비드 흄은 1711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시골 유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12살의 나이에 에든버러 대학에 조기 입학하여 법률가가 될 것이라는 가족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인간과 삶에 대한 심오한 지혜를 주는 철학에 흥미를 느껴 철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졸업 후 아버지의 유산을 받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데카르트의 나라 프랑스로 건너가 『인간 본성에 대한 논고』를 집필했다. 흄은 이 책이 학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큰 주목을 못 받는다. 그 후에도 철학적 저술을 이어갔지만, 진정한 명성을 얻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1751년 에든버러 대학 법학부의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집필한 『영국사』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나서야 명성을 얻게 된다.

그 후, 흄은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의 영국 대사관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사교적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또한, 영국으로 돌아가 국무차관직을 맡기도 했으며, 말년에는 고향인 에든버러로 돌아와 평화로운 삶을 보냈다. 그는 마지막까지 철학적 사유를 이어가며 1776년,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상

 

『인간 본성에 대한 논고』

흄은 존 로크와 조지 버클리의 경험주의를 계승하고, 이를 한층 발전시켰다. 로크가 주장한 대로, 흄은 모든 지식이 경험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그는 경험을 ‘인상’(impression)과 ‘관념’(idea)으로 구분했다. 인상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자극을 의미하며, 관념은 이러한 인상이 시간에 따라 사라진 후 기억이나 상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흄에 따르면, 지식은 이러한 인상에서 비롯되어 관념으로 형성된다.

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아’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자아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단지 여러 인상과 그로부터 형성된 관념들의 모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즉, 자아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경험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통해 그는 전통적인 자아 개념을 해체하고, 경험주의적 철학을 더욱 심화시켰다.

흄의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흄의 문제'라고 불리는 ‘인과 관계에 대한 의문’이다. 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인과 관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인과 관계를 믿지만, 이는 실제로 '연속적인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흄은 우리가 인과 관계를 경험적으로 추론할 뿐, 절대 확실한 인과관계를 얻지 못한다고 보았다. 우리의 지식은 대부분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로 되어 있다. 그런데 흄의 말대로 어떠한 인과관계도 확실하지 않다면, 인과관계를 기초로 얻어진 우리의 모든 지식과 학문 역시 확실한 것은 없다. 따라서 지식은 논리적이고 절대적인 이성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이성을 전제로 한 귀납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귀납법 자체는 이성적으로 그것이 옳다고 논리적으로 증명할 순 없지만, 더 그럴듯한 개연성을 지닌 현상에 대해 그것을 지식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인간의 인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우리가 아는 것은 결국 '감각적 경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흄은 과학적인 방법론이 인간 인식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인간의 감각 경험이 항상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종교적 신념'이나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도덕 원리에 대한 논고』

흄는 『도덕 원리에 대한 논고』에서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이성적인 분석이 아니라 감정에 근거한다고 주장했다. 즉, 도덕적 가치 판단은 인간의 감정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감정주의'(sentimentalism)라고 불렀으며, 윤리적 판단이 이성적 추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감정의 교감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도덕적 판단을 내릴 때,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흄은 이와 같은 감정적 기반의 도덕 철학을 통해, 윤리적 실천이 단순한 규범적 이성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본능과 감정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흄은 인간의 이성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증명할 수 있다는 독단에서 벗어나야 함을 일깨워준 철학자이다. 흄의 철학에서 중요한 점은 이성에 대한 비판적 태도이다. 그는 이성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증명할 수 있다는 독단적 신념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칸트는 흄의 『인간 본성에 대한 논고』 를 읽고 “독단의 잠에서 깨어났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흄의 철학은 그의 철학적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흄은 이성의 확신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든 사상가가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개방적인 태도로 인간 존재를 탐구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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